1  오다(織田)와 고이즈미 이선호 431 2005-09-22
      *◈* 오다(織田)와 고이즈미 *◈* 
(김태익 기자)



일본 전국(戰國)시대 영웅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1534~82)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모리 란마루라는 어린 장수가 있었다. 오다가 신하들과 있는데 지방에서 귤이 올라왔다는 전갈이 왔다. 모리가 소반에 수북이 귤을 담아오는 걸 보고 오다가 한마디 했다. “조심해라. 떨어뜨릴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반에서 귤이 굴러떨어졌다. 좌중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것은 모리의 실수가 아니었다. 신하들 앞에서 주군의 염려가 얼마나 옳았나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떨어뜨린 것이었다.

▶어느날 오다가 신하들이 모인 방에 들다가 “아, 내가 바깥 문을 안 닫고 들어온 모양이다”라고 했다. 모리가 나가 보니 문은 잘 닫혀 있었다. 모리는 그냥 들어오지 않았다. 문을 살그머니 열었다가 쿵 소리가 나도록 닫았다. 당시 모리는 10대 소년이었지만 오다는 이런 모리를 봉록 5만석의 어엿한 영주로 대접했다.

▶오다 노부나가가 사무라이들이 할거하던 전국시대를 평정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그 리더십을 떠받들어준 모리 같은 측근들의 덕이 컸다. 그는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주눅들거나 약해지지 않았다. ‘나의 운(運)을 믿자’ ‘포기하지 말고 성공할 때까지 계속하자’ ‘지키고 싶으면 공격할 수밖에 없다’가 그의 인생 철학이었다. 그는 부하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을 요구했다. 부하들에게 반항이나 배신은 죽음을 의미했다.

▶오다가 젊은 시절 신하 중에 모반을 꾀한 세력이 있었다. 그 중 하야시란 장수는 반군이 오다를 칠 절호의 기회에 공격을 망설여 반란 진압 뒤 용서를 받았다. 25년이 지난 후 오다는 그가 과거 반란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끝내 유배 보냈다. 교토 부근 히에이산(山) 전투 때 이곳 승려들이 기를 쓰고 반항했다. 오다는 거대한 산 전체를 불태워 3000여 승려와 신자들을 죽였다.

▶400년 전 죽은 오다가 산 고이즈미 총리를 움직여 일본 정치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오다를 존경한다는 고이즈미가 우정민영화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신에게 반란을 일으켰던 정적들을 중의원 해산과 ‘자객 공천’으로 응징했다. 대학 시절 “상대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내가 죽임을 당했던 전국시대 무장들에게 강한 매력을 느낀다”고 썼던 고이즈미다. 그러나 배신과 보복은 정치의 숙명이다. 한 번의 대성공이 언제 독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 오다는 일본 통일을 눈 앞에 둔 1582년 부하가 반란을 일으키자 자결했다. 그때 함께 죽은 것이 열일곱 살의 모리였다.
김덕희 소설 大望에 등장하는 오다 노부나가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도꾸가와 이에야스도 오다가 있을 때는 그의 부하였고 오다가 전국시대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카리스마 있는 영웅으로 매우 매력적인 인간이었다는...데 신사 참배를 기어이 하는 호감 안 가는 고이스미가 오다의 인기에 편승 하려나보군요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오다같은 영웅은 아닌것 같은데... 2005-09-23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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