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깨달음



나이가 백 살이 넘은 왕이 있었다.

그는 자식을 백 명이나 넘게 두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 왕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자

죽음을 안내하는 저승사자가 왕에게 말했다.

"안녕하시오 이제 나와 같이

이 세상을 떠날 시간이 다 되었다오"


왕은 지금 죽기에는 너무 억울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왕은 저승사자 에게 통사정을 하였다.

"내 많은 아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나를 대신해서 데려갈 수는 없겠소

난 아직 제대로 내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했소

나라의 일을 보살피느라 너무 바빠서 말이오"


저승사자는 그가 비통하게 말하는 것이

하도 측은해 보여 이렇게 말했다.

"좋소 그러나 그대의 아들 중에서 아버지 대신

죽겠다고 말하는 자가 있어야 하오"


그러나 아들 중에서 아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어린 막내아들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제가 아버지를 대신해서 죽겠습니다"


막내 아들이 저승사자 에게 잡혀간 뒤,

또 백 년이 흘러서 다시 저승사자가

왕에게 찾아왔고 그럴 때마다 매 번

아들 하나가 대신 목숨을 바쳤고

그렇게 해서 왕은 또다시 살아 남았다.


왕은 그러기를 반복해서 천 살이 되었을 때,

저승사자가 다시 와서 물었다.

"이 번에도 다른 아들을 데려가리까"


그러나 왕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오 이젠 천 년이 또 지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소

백 년의 시간이 열번이나 계속 이어졌지만

쓸데 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소

나는 삶을 낭비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던 거라오

이제 시간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소"



'행복한 세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