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수필 릴레이] 나그네의 삶 김용우 874 2005-08-04


나그네의 삶

아뿔싸! 나는 모처럼 Chicago를 방문한 여자동문인 W교수를 태우고 오래간 만에 이태리 음식점으로 갈 가하고 차를 몰고 있는데 길 가운데서 차가 서버린 것이다. 나의 미국생활 40년에 이런 일은 처음이다. 순간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 동네는 내가 생소한 곳이고 근처의 차 정비소도 모르고 있다. 설사 알더라도 저녁 때 이라 열려있을지도 의문이다. 조금 후 냉정을 찾은 뒤에 나는 차의 Manual 에서 응급 전화번호를 찾아 우여곡절 끝에 Towing Service를 불렀다.

이제 급한 문제는 해결되었는데 다음이 문제다. 예약한 식당은 이미 Punk를 낸 상태이고 차 없이 가자니 그것도 문제다. 갈 수는 있는지 모르지만 오는 택시를 부르려면 그곳 교외에서는 시간이 무척 걸릴 것이다. 마침 주위를 살펴보니 McDonald 간판이 가까운 곳에 보인다. 이래서 아마 도시가 좋은 모양이다. 할 수없이 우리는 그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나는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내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사실 W교수가 Chicago를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마침 동문인 K총장이 (총장이 되기 전임) Chicago에 와 있을 때라 우리는 일본식당에서 조촐히 저녁을 먹은 후 나의 Chicago 안내 Course 인 John Hancock Building 98층에 올라가 Michigan Lake를 바라보며 Drink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는 학창시절 얘기로 꽃을 피우는 바람에 아내는 아마도 심심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동행하지 않고 나갔는데 액운이(?) 닥친 것이다. 그 후의 얘기는 상상에 맡기겠다. 다만 며칠 후 기어이 W교수와 함께 그식당에 갔다는 것을 부연하고 싶다.

사실 우리는 이 땅에서 이방인으로 나그네로 살고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동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고 있던 고향도 이제는 기억 속에만 있지 현실과는 동 떨어 진 것이다. 많은 우리 동문들도 말뿐인 고향에서 이방인으로 살면서 이방인임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그런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꿈과 낭만을 나누기를 좋아한다. 하기는 철없고 실수 많았던 일들을 누구하고 나눈단 말인가? 그래서 우리는 중 고교 동문들과의 만남을 즐기는 모양이다.

난들 예외 일 수는 없다. 중 고교 동문인 누가 왔다고 하면 만사를 제치고 나가는 바람에 평상시의 계획이 바꾸어 지기도하고 본의 아니게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한 두 번은 그래서 양해를 동문에게 구 한 적 도 있다.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나는 기억해야 될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구태여 기억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기억하고 있어 몇 번이나 실수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기에 우리 때 영문법으로 유명한 유진 교수는 이렇게 다음에 시를 번역 해 놓았다. 번역이 더 좋아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What a little thing to remember for years,
To remember with tears.
누가 알았으리 이 조그만 일들이
두고두고 생각 날 줄이야
눈물겹게 생각 날 줄이야

청량대에서 을지로에서 동구릉에서 불암산에서 불국사에서 우리는 함께 꿈을 심었고 낭만을 즐겼다. 그리고 그때를 회상하기를 즐겨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를 들치면서 감상에 젖을 필요는 없다. 사실 나도 Philadelphia에 1965 년에 도착하여 이방인으로 적응하려고 고생을 햇었다. 어려운 학업을 따라 가느라고 쩔쩔 맬 때가 많았다. 나는 숙소에 가 보았자 동그라니 식탁과 의자 뿐이라 가기가 싫어 간단히 학교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실험실에서 밤늦게 까지 공부도하고 실험도 계속했다.

어느 날 무심코 4층위의 나의 실험실에서 밖을 내어다 보니 멀리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화물차인데 너무도 길어서 세어보니 60차량이 넘었다. 조금 있으니까 이번에는 객차가 지나간다. 이번에도 세다가 문득 나도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가면 안될까 하는 망상을 하게 되었다. 몹시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고 그리운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뛰어가서 차에 타고 며칠 여행을 할까하고 생각도 했다. 그런 사이에 기차는 지나가 버렸다. 그때 새삼 깨달은 것은 한번 놓친 기차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꿈은 새로 만들면 되고 낭만은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Philadelphia에서 새로 꿈도 조성하고 낭만도 즐겼다. 그러기에 나에게는 불과 4년밖에 거주하지 않았던 Philadelphia가 제2의 고향이 되었고 나의 두 자녀가 모두 Philadelphia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나이가 많아서, 재력이 없어서, 건강이 여의치 않아서 등등은 핑계는 되지만 우리는 꿈을 저바릴수는 없다. 이 땅 위에 이방인으로 나그네로 삶을 살면서 창조자와의 꿈을 따라 정진할 때 우리의 삶은 빛나지지 않을까? 이방인으로 나그네로서 정처없는 삶을 살 것이 아니라 꿈을 따라 정진하는 것이 우리의 행로라고 생각한다.
Smoke Gets In Your Eyes-Bee Gees
Luna Llena-Los Tres Diamentes
오빠는 잘있단다-현숙
김태무 김용우박사! 당신과는 고교 3년동안 한반을 같이 한 기억이 없어 당신의 깊은 내면은 잩 알수 없으나 공부 잘 한 모범생이라는 것만 생각 나는군.
당신의 "나그네의 삶"을 감명 깊게 잘 읽었오. 우리 이렇게 인터넷에서나마 소식 자주 전합시다.		 2005-07-28 X
김덕희 저를 기억하실런지. ess반에서 영어회화하느라고 애쓰던 시절이 있었죠 대학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오래 소식없다가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잠깐 들은것 같은데 제 기억속의동문은 흰얼굴에 고개를 약간 제친 뻐기는 모습이었죠 1의 1반 반장이었구요 도무지 아프다는게 어울리지않은,승승장구하는 모습만 상상되었는데 .50주년 reunion 사진을보니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해있어 반갑습니다.고교 시절 특활에 많은 추억이 있죠. 약간 쓸쓸하고 그리움이 묻어있는 글을 읽으니 우리모두가 고독한 방랑자인것같은 느낌이... 2005-07-28 X
원제혁 젊었을때는 수필이 별로 appeal하지 못했는데 어느덧 세월이 지나니 우리 모두가 수필이 될 만한 소재가 많아 졌다. 그래도 김박사는 행운아이다. 도시가 아니고 사람도 별로 없는 한적한 곳이 었다면 어떻게 했을건가? Golf할때 team원중에 여성이 있으면 뭘좀 보여주려고 안간힘까지 들여 실수를 연발하는---.

차제에 여러동문에게 제안들입니다. 제목을 '수필 릴레이'이라 붙였으니 돌아 가면서 한가지씩 붓가는대로 마음가는대로 쓰되 Wit와 Humor가 있고 줄거리가 있는 수필을 한가지이상씩 내 놓읍시다. 순서는 김용우 동문을 기준으로 '가나다' 순으로. 		2005-07-29 X
이선호 오랫만에 피부에 와 닿는 글을 읽었네. 만나본지도 꽤 오래된갓 같고. 한동대와는 아직도 인연을 맺고 있나? 나는 full-time으로 억매이지는 않으나 이것저것 하는일 없이 시간에 쫒기고 지내네. 특이한 일이 있다면 8.20 딸 아이를 좀 늦은감이 있으나 (1975년생) 시집을 보내는 일이지. 2005-07-29 X
조정호 김용우 동문은 김영구 동문과 머리 큰것하고 공부 잘하는 것으로 공통점이 있었지.홈 페이지 덕분에 이렇게 글로나마 김형과 대화를 나눌수있어 기쁘네. 지난 카나다 여행때 김형이 참석할줄 알았는데 안와서 섭섭했었네. 자주 글 올려 주기 바라네. 2005-07-29 X
김용우 많은 동문들이 제 Essay를 읽고 평해주어 반갑고 고맙습니다. 김태무 동문의 평을읽으니 과연 한번도 우리가 같은반에 있지 않은것 같고 동문중 유일한 couple이니 늘 기쁨의 삶이라 믿습니다..
김덕희 동문하고는 여자 동문중 고교시절 제일 많이 Interaction을 했고 지금도 궁금한 것은 왜 1-1반하고 1-6반만이 동구릉으로 소풍을 갔었는지 모르겠읍니다. ESS반의 많은 동문들이 미국에 와서 활동할것을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듭니다.
원제혁 동문, Attach한 음악은 너무 좋은데 혹 Sentimental한 것은 아닌지?
이선호 동문은 나의 미국 초행길에 Boston에서 Philadelphia 까지 동행해 준 것이 어제 같은데 40년이 지났으니...
조정호 동문은 최권용 회장과 추진 팀과 함께 힘든일을 계획하고 실행한일에 대해 새삼 박수를 보냅니다.		 2005-07-31 X
원제혁 배경음악을 신경을 써서 선곡했는데 내가 듣기에도 센티하다고 느껴저 방문자가 선택하도록 하였음. 생각나는 곡을 지정해주면 추가하겠음. 인사가 늦었네. 잘있는지. 2005-07-31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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