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대부고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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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황태손의 서거

원제혁

202

2005-07-21

마지막 황태손

訃告
대한제국 황세손 이구 저하께서 2005년 7월 16일
일본국 아카사카 프린스호텔에서 향년 75세로 서거하셨기에 告訃합니다.

1. 빈청: 창덕궁 낙선재
2. 영결식: 2005년 7월 24일(일) 오전 10시, 창덕궁 희정당 앞
3. 반차행렬: 창덕궁정문 - 사단법인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앞 - 종로 3가 - 종묘 앞 - 동대문
4. 노제: 2005년 7월 24일(일) 오전 11시 30분, 종묘 앞
5. 안장식: 2005년 7월 24일(일) 오후 2시, 경기 남양주시 영원 원내
6. 조 상: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돈화문(정문) 옆 단봉문(동문)을 이용하시어 낙선재 내 빈궁

2005년 7월 19일

황세손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이사장 이 환 의

문화재 청장 유 홍 준

문의 / ☎(02)765-2124~5 종약원

조선 왕조의 마지막 황태자비였던
이방자(李方子)여사의 본명은 나시모토 마사코였다.
일본 왕족 집안에서 태어나 히로히토 일왕의 아내가 될 뻔했던 사람이다.
마사코는 히로히토가 왕세자 시절 혼담이 오가던 3명의 세자비 후보 중 한사람이었다.
일본 군부는 건강 진단 결과
마사코가 불임의 가능성이 짙다는 이유를 들어 그를 후보에서 제외했다.
그 대신 당시 일본에 인질로 가 있던 조선의 황태자 이은(李垠)과 결혼시키려 했다.
양국 왕실 간 유대를 튼튼히 한다는 전시효과와 함께
마사코를 통해 조선왕실의 대를 끊어놓겠다는 계략이었다.

▶이은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 후 고종과 엄비 사이에서 태어난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며 순종의 배다른 동생이다.
그는 1907년 황태자에 책봉되자마자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에 의해
유학 명목으로 일본에 인질로 끌려갔다.
이은에겐 민갑완이라는 약혼녀가 있었다.
일제는 두 사람이 파혼하게 하고 이은과 마사코를 1920년 결혼시켰다.

▶방자여사는 결혼 이듬해 첫아들 진(晉)을 낳았다.
이 아이가 부부의 서울 나들이 길에 급성 병으로 생후 8개월만에 죽었다.
임신과 유산이 이어지길 10년. 1931년 꿈에 그리던 아이가 태어나자
방자 여사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아아,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렸던가.
조선왕조의 피를 이어받은 이 아이가 굳건히 조국 땅에 서기를…”
이름을 구(玖)라고 지었다.

▶망한 왕조의 마지막 황세손(皇世孫)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영광보다는
좌절과 실의의 나날들이었다.
이구씨의 인생은 어머니의 소망처럼 순조롭지 못했다.
일본인의 피가 반 섞였고 국치(國恥)의 결과라는 시선이 평생을 따라다녔다.
미국 MIT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아버지의 환국(還國)과 함께
고국에 돌아왔으나 사업에 실패, 도망가듯 일본으로 떠나야 했다.
미국 여성과의 결혼도 이혼으로 끝나 대를 이을 후손도 없었다.

▶이구씨가 엊그제 도쿄의 아카사카 프린스호텔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호텔은 바로 74년 전 그가 태어난 이 왕가 저택이 있던 곳이다.
평생을 떠돌며 살더니 끝내 아무도 보는 이 없이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변사(變死)했어야 했나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허리에는 산호(珊瑚) 패옥을 차고/가엾어라 왕손(王孫)이 길에서 울어…/
물어도 성명을 말하지 않고/차라리 종이라도 되려 한다고.”
안록산의 군대에 장안이 점령됐을 때 길에서 울며
먹고살기 위해 종이라도 되겠다고 말하는 한 왕손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읊었던
두보(杜甫)의 시구가 어른거리는 듯한 생애다.

-- 조선일보

조선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 별세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李玖.전주이씨 대동종약원 명예총재) 씨가
지난 16일 일본의 한 호텔에서 심장마비(추정)로 숨졌다고
대동종약원이 19일 밝혔다.
향년 74세.

고종의 손자이자 영친왕(李垠)의 아들인 이구 씨는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로
첫째 아들 진(晋)이 생후 8개월 만에 비명횡사해 사실상 마지막 황세손이 됐다.
이로써 대한제국의 마지막 적통이 끊긴 셈이다.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관계자는
"이구 황세손이 나가사키로 알려진 한 지방 호텔에서 사체로 발견됐다"면서
"호텔 종업원이 인기척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겨 방문을 열어보니,
화장실에서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1931년 일본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왕실학교인 가쿠슈인(學習院)에서 교육을 받고
1959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과를 나와
미국에서 건축사일을 하기도 했다.
1958년 뉴욕의 한 교회에서 독일계 미국인의 딸 줄리아 씨와 결혼했으며
슬하에자녀는 없다.

고인은 63년 병석의 부모, 줄리아 씨와 함께 귀국해
창덕궁 낙선재에서 부모들과 함께 기거했다.
고인 부부는 그러나 77년부터 별거에 들어갔으며
고인은 77년 운영하던 사업이부도가 나자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고인은 종친들의 종용으로 대를 잇지 못하는 줄리아 씨와 강제이혼 했으며
아리타라는 일본 여인과 최근까지 도쿄에서 살고 있었다.

대동종약원 관계자는
"일흔이 넘은 이구 황세손이 어떤 이유로 지방까지 홀로 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가 왜 집이 아닌 호텔에서 객사했는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19일 일본서 부검을 결정,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이사장 등 관계자가 출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동종약원은 장례는 황세손장례위원회장으로 치러지며
이환의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이사장과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일본에서 유해가 운구 되는 대로
고인이 기거하던 낙선재에 빈청을 마련할 계획이며 24일 9일장으로 치르게 된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홍릉 뒤편영친왕 묘역(영원 구역)에 모실 계획이다.

-- 연합뉴스

역사는 죽고 정의는 없다

애초에 정의는 없었다
우리가 애써 외면했다
네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나도 너를 돕겠다는 거래처럼
정의는 철저히
품앗이로 전락해버렸다

뚜렷하게 객관적이면
이미 효용가치가 없다
편견만이 확실한 유가증권(有價證券)일 뿐
하지만 그 편견조차도
거래 정지된 신용카드처럼
한도 초과된 정의를
구색으로 지니고 다닌다

그래서 역사는
불의에 당할 수밖에 없는
퇴락한 정의의 무덤이다
한 낱 포장지로 전락한 정의를 조롱하며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품처럼
불의는 그 속에서 늘 당당해 왔다

버티면 뭐하랴
정의가 질긴 만큼
꺾으려는 유혹도 집요한데
그러고 보면 역사는
간사한 자들의 교묘한 자기변명이다
정의를 위선으로 매도하고
불의는 불가항력으로 두둔하면서

결국 빛 바랜 정의는
기억의 창고 속에 처박힌
무명 화가의 망가진 자화상이다
그리고 죽은 정의에 대한 전설은
살아남은 배부른 자들이
생색으로 던져주는
한 조각 선심일 뿐

[쉬리의 덧붙임...]
"위 졸시를 황태손 이구 저하의 영전에 삼가 바칩니다."

영국과 영연방들 그리고 가까이 일본
그들은 그들의 자존을 지키듯
정신적으로 군림하는 하나의 구심체로서
자신들의 황제를 떠받들고 있지요.

어찌보면 우리는 스스로 잘나 떠들 뿐
말 그대로 모래알 민족은 아닐런지
늘 아쉽습니다.

찬란했던 이조 500년의 역사가
과거 일제 침탈과 함께
그리고 오늘날 마지막 황세손의 별세와 함께
휴지조각처럼 사라진 느낌입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
왕정을 복구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그 역사의 흔적을 바르게 지킬 줄 아는 풍토가
너무도 아쉽습니다.
자기 것을 지키지 못하고 남의 것을 베끼는 행위는
사람이 아니라
흉내 잘 내는 원숭이에 지나지 않음을...

글 사진: 쉬리 변재구
배경 곡: 초연 /김연숙 님
초대 ☞ 쉬리의 비바사


김덕희	프랑스나 러시아에서 절대군주제가 무너질때피비린내나는 혁명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36년의 굴욕스러운 역사가 있지마는 유혈없이 공화정으로 가는 역사의 진보를 앞당길수 있었지요 부패정권과 군사독재를 쫒아내기위한 4월 혁명과 광주,박종철...남들이수백년간 싸워 얻은 권리를 우리는 당대에 겪느라 너무 힘들었어요.가정의흥망도 많았구요. 황세손의 숙명이 그렇게 힘들엇나 ? 회고록이 있으면 좋을텐데 마지막 황세손의 별세를 애도합니다.	2005-07-22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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